Monday, February 11, 2013

전원책: “‘박근혜 공약’ 이행 위한 채권발행 논의 차세대에 엄청난 부담인데 걱정스럽다”

주간경향으로부터:

“박근혜 후보가 될 겁니다.”

12월 18일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가 역전했다는 자료가 돌았고, 정치평론가들이나 베테랑 정치부 기자조차 “이번엔 정말 모르겠어요. 박빙이에요”라고 말을 흐리고, 심지어 용하다는 점쟁이들도 문 후보가 다음 대통령이 될 운명이라고 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전 원장은 더욱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마 100만~150만표 정도 차이로 이길 걸요. 투표율이 아무리 높아도 그 정도 차이일 겁니다.”

결국 박근혜 후보가 이겼다. 108만표 차이였다. 이런 족집게 도사가 있나.

선거 결과를 거의 정확히 예측했다면 다음 정부의 스타일도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서울 여의도 자유경제원 사무실에서 만난 그에게 5분 간격으로 각종 방송사의 출연과 코멘트 요청, 칼럼과 강의 문의 전화가 걸려 왔다. 그 가운데서도 그는 흐트러지지 않고 인터뷰에 응했다.


정치평론가로서 이번 선거를 어떻게 평가하나.
“최악의 선거였다. 문민정부 이후에 5번의 선거에서 최소한 각 당 후보의 기본적 정책 차이를 보여줬다. 이번 선거에선 정책은 다 비슷비슷하고, 그나마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대중 기호와 인기에 영합한 포퓰리즘에만 치중했다. 적어도 과거 후보들은 국민들에게 차별화한 정책을 설명하고 ‘현재는 어렵지만 조금만 고통을 참으면 미래가 밝아온다’며 인내와 헌신을 요구했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중간에 포기한 안철수 전 후보마저 이미지와 이벤트에만 치중했다. 정책 알리기-정책과 후보 검증-토론 등의 순거가 아니라 그저 다 해주겠다, 다 퍼주겠다 등 대중 기호와 인기에 영합하는 말만 늘어놓다가 곧장 네거티브로 들어갔고 토론조차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초박빙이었는데 박의 승리를 예견한 근거는 무엇인가.
“이번 여론조사의 경우 응답률이 10% 미만으로 너무 낮아 의미가 있지 않았다. 다만 박근혜와 안철수의 대결이라면 지지층이 세대 대결로 가지만 박과 문의 구도라면 우파와 좌파의 대결이 될 것으로 봤다. 보수와 진보의 대결이라면 몰라도 좌와 우의 대결에선 항상 우파가 승리한다. 진보를 자처하는 이들도 ‘좌파냐?’고 물으면 펄쩍 뛴다. 첫 토론 후 이정희씨의 태도와 마지막 토론에서 국정원 여직원을 문 후보가 ‘피의자’ 운운하는 것 덕분(?)에 시큰둥하던 5060층이 결집했다. 변화를 요구하는 20~30대는 정작 유약해서 적극 투표를 하지 않고 험란한 세상을 이겨온 이들은 또 자신의 삶이 흔들리고 싶지 않아 ‘초박빙’ ‘판세가 뒤집혔다’는 소문에 투표장으로 달려갈 것으로 분석했다.”

안철수씨로 단일화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그렇지 않다. 안철수씨가 주장한 ‘새정치’는 그저 구호일 뿐이다. 새정치는 과거 후보들이 다 외쳤던 단골 용어다. 김영삼 대통령은 군부 종식을 외치며 하나회를 척결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새정치국민회의를 만들 만큼 새정치에 대한 강한 신념을 보였다. 노무현 대통령이야말로 가장 새정치를 실현한 인물이다. 상향식 민주주의와 기간당원제도를 주장했지만 우리 민도가 낮아 실현되지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조차도 기존 여의도식 낡은 패거리 정치를 혐오하지 않았나. 안철수씨는 정치판의 부패와 무능률을 비판하며 국회의원 수를 줄이자는 주장을 했다. 대통령 제도의 폐단은 권력 남용이다. 그것을 막고 견제하는 것이 국회의 임무이자 기능이다. 국회의원 수를 줄일 것이 아니라 국회를 1년 내내 열어 예결산 심의를 수시로 하고 상시 감사를 하면 된다.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은 대법원이 한마디 하면 되고, 낙하산 인사는 청문회에서 철저히 검증하면 된다. 그런데 사면권은 재야 법조인들이 ‘재벌 가석방은 안 된다’고 떠들 뿐이고 청문회는 망신회로 끝나는 수준이다. 그런데 국회의원 수를 줄이는 것을 새정치의 기치로 내거는 것은 그가 정치를 잘 모른다는 증거다.”

안철수씨는 정치를 계속한다는데.
“정치인 안철수의 효용은 끝났다고 본다. 그의 정치관이 모호하고, 그에게 모였던 기라성 같은 명사들도 정책과 신념으로 모인 이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안철수란 브랜드의 대중적 인기를 업고 자기 꿈을 펼치려는 패거리 정치꾼과 무엇이 다른가. 안철수씨는 로스 페로와 닮았다. 컴퓨터 기업으로 명성과 부를 얻은 다음 그걸 발판으로 정치쇄신이라는 명분 하나만으로 생소한 정치판에 뛰어든 배짱까지 둘은 붕어빵이다. 다만 페로는 자기 신념에 투철해 포기하지 않았으며 끝까지 완주해 자신을 지지하는 대중에게 그 책임을 다했다. 그리고 당연히 정치무대에서 사라졌다. 대통령 출마가 마지막 정치행위가 되어야 패거리 정치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원칙에 그는 충실했다. 안철수씨는 당분간만이라도 완벽하게 정치무대에서 퇴장해야 한다.”

박 당선인의 정책을 보면 향후 우리 정부의 미래가 밝아 보이는가.
“너무 걱정스럽다. 솔직히 줄푸세 등 과거 공약은 물론 이번 대선에서의 공약을 이행하려면 22조원의 새로운 자금이 필요하다고 한다. ‘약속의 정치인’을 이마에 붙이고 다니는 분이니 새로 예산을 짜자, 채권을 발행하자 등의 논의가 벌써부터 정가를 술렁이게 한다. 채권 발행은 곧 국가채무이고, 균형재정이 무너질 수도 있다. 현재 대한민국 부채가 국가부채, 공기업부채, 지자체부채 등을 합쳐 대략 1800조원 규모다. 채권 발행은 무엇보다 차기 정부나 차세대에게 엄청난 부담인데 걱정스럽다.”

http://newsmaker.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3&artid=201212311347441&pt=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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