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November 27, 2010

하나님의 사랑과 새로 꾸는 꿈

미국 경제가 잘 못되고 있다는 글들을 2006년경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 리먼 파산 이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사태들을 관찰하고 분석하면서 그 원인과 앞으로의 향방에 대해서 그림의 퍼즐이 맞추어져 가고 있는 느낌이다. 이번 한반도 사태도 미국과 중국이 개입돼 있고 한반도가 전쟁을 할 경우 경제적으로 가장 이익을 볼 집단이 누구인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번 세계적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제일 염려하고 기도해 온 내용이 한반도의 평화에 관한 것이었다. 지난 4월에 부활절 즈음에 고 이태석 신부님께 쓴 글에서도 그 심정이 나타나 있다.
http://innovationandeconomicanalysis.blogspot.com/2010/04/easter-late-father-lee-and-gods-love.html

이태석 신부님께서 투병중일때도 대장암 3기는 매우 위중한 상태인 것을 알면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한편으론 인간인지라 섭섭한 마음이 왜 안들었겠냐만은 하늘이 그 훌륭한 일을 하셨던 분을 일찍 데려가신 것을 안타까워하면서도 하늘의 뜻에 순응했다. 고 김인수교수님이 두 달 동안 혼수 상태에 계시다 소천하셨을때도 그랬다.

그래도 하나님의 사랑을 믿고 기도의 힘을 믿는다. 온전히 당신께 맡겨야 한다는 것을…

오늘도 2주일에 한번씩 방문하여 한나절을 보내고 오는 중증 장애우 시설을 다녀왔다. 만약 한반도에 전시상황이 발생한다면 (한국 언론들도 서울의 방공호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얘기를 내보내고 있다.) 평상시에도 돌보기 힘든 이 아이들을 어떻게 할 것이라는 생각이 스쳐갔다. 가면 아이들과 키보드 치면서 노래하고 그 중 학습이 가능한 네 명을 이층에 데려가 공부를 가르친다. 동요와 가요를 부르고 나서 어린이 찬송가를 같이 부르면서 나는 속울음을 울었다.

하나님, 2주 후에, 아니 그 후에도 다시 제가 이 아이들을 일상처럼 보러 갈 수 있겠지요… 어떤 상황에서도 당신의 사랑이 지속된다는 것을 압니다.

이번 시설의 장애우 아이들은 장애정도가 매우 심하다. 여러 이유에서 나라에서 정식으로 인가받은 시설에도 못간 아이들이다. 머리는 23명 중에서 가장 좋은데 신체 장애가 심해 말을 제대로 못하고 (단어만을 간신히 알아들을 정도) 글씨 쓰는 것도 힘들고, 침을 계속 흘리고, 계단도 기어오르고 내려와야 하는 강현이는 오늘 공부를 가르쳐 주고 있는 나에게 얼굴에 침을 확 뱉었다. 재채기를 하고 싶었는데 스스로 조절이 되지 않은 것 같았다. 조금 놀랐지만 본인이 더 무안해 할 것 같아서 “너 선생님한테 일부러 그랬으면 죽~었는데 그런거 아닌줄 안다”라고 웃으며 말했더니 “마스크”라고 얘기하길래 “마스크하면 얘기할 수 없으니까 안돼”라고 얘기해 주었다. 그래도 강현이는 내가 나올 때 다음에 며칠날 몇시에 오는지 날짜와 시간을 확인하고 안심하는 눈치였다. 하민이는 심장에 심각한 결함이 있어 의사들이 예견했던 수명을 넘어서 살고 있는 아이인데 같이 노래하면 좋아서 웃다가 갑자기 막 몸을 저어가며 울곤 해서 놀라게 했다. 아이들은 자주 그러니 그냥 내버려두라고 하는데 한번은 너무 애가 경기를 일으키면서 심하게 울길래 키보드 치다가 “왜그래, 어디 아파오니?”라고 달래기 시작했는데 달래니 더 심하게 발작수준으로 나를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 발로 차고 때리면서 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결국 이를 발견한 복지사 선생님이 달려와 야단을 치니 멈추었다. 아마도 그동안 애가 이러면 방치해 두거나 야단을 치다가 자기를 달래주는 사람이 있으니 더 심하게 어리광을 부린 것 같았다.

하반신이 마비이신 원장님 내외분께서 그곳에서 같이 생활하시는 줄 알았는데 근처에 집이 있어 저녁에는 퇴근하시고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이 번갈아 가면서 애들과 자고 있는 것 같았다. 오늘은 처음으로 아이들 저녁식사 하는 것을 봤는데 밥을 먹여주어야 하는 아이들이 아주 소박한 한그릇 밥을 먹고 난 후 상을 펴고 나머지 아이들이 식사를 했다. 찬도 너무 소박한데다가 원장님 내외분과 사회복지사, 식사준비하신 분들은 따로 주방에서 식사를 하고 아이들끼리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에 마음이 메어왔다. 지난번 장애우 시설에서 한가지 좋았던 점은 식당시설이 꽤 좋았고 식사가 아주 맛있고 훌륭해서 그점은 마음이 놓였었다. 휠체어를 타고라도 식당에 올 수 있는 아이들은 같이 모여, 사회복지사 선생님들, 다른 직원들과 함께 식사들을 했는데… 아이들은 나외에 어떤 방문자도 반가워하고 갈때는 항상 언제 오느냐, 또 오세요 라는 말을 빼먹지 않곤 한다. 물론 이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원장님 내외분,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의 노고를 잘 알고 있다. 6개월 이상을 버티는 선생님들이 드문 채 선생님들이 계속 바뀌던 지난번 시설과는 달리 여기는 선생님들이 오래 근무하는 점도 안심이 되고 있다.

나는 아이들에게 배움이 줄 수 있는 즐거움과 기쁨을 조금이나마 안겨줬으면 한다. 특수교육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 채, 뇌성마비, 정신지체, 자폐아들을 처음 대해봤지만 두 시설에서 애들을 대해 오면서 가르치는 요령도 많이 생겼다. 아이들이 음악과 그림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좋아하는 것도 안다. 올해 들어와 내가 거의 매일 30분씩 피아노를 치고 있는 것도 내가 장애우들에게 쇼팽, 베토벤, 슈베르트, 모짜르트 등을 쳐 주었더니 너무 좋아했던 것을 체험한 영향도 있다. 그저 대형 벽걸이 TV 앞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에게 그래도 내 방식대로 그들의 한계 내에서 배움이 주는 기쁨을 조금씩 알아가기를 소망한다.

이세상을 떠나기 전에 경제적인 여건이 허락되어 기존의 장애인 학교도 다닐 수 없는 이들을 위한 배움과 생활의 터를 마련하고 가르쳐봤으면 하는 꿈을 새로이 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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