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August 12, 2012

4대강 사업과 녹조현상: SBS 기자, 녹조현상 정부해명에 정면 비판; 하루 동안 성우가 된 엄마

미디어오늘로 부터:

최근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주요 식수원 강물의 녹조현상과 관련해 20년 넘게 부산에서 취재해온 송성준 SBS 사회부 기자가 ‘4대강 보 건설 사업과 무관하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 잘못된 결론이라고 정면 반박하고 나서 주목된다.

송성준 기자는 9일 오후 SBS 뉴스홈페이지 ‘취재파일’ 코너에 올린 ‘낙동강 녹조…'보 때문'이 아니라고?’라는 글에서 극심한 독성 조류 번식 원인을 두고 환경단체와 정부가 각각 ‘4대강 보 건설 때문’, ‘유례없는 폭염과 가뭄 때문’으로 맞서고 있는 것에 대해 20년 넘게 부산 현장을 뛰면서 해마다 태풍·가뭄에 따른 낙동강 취재를 했던 경험을 근거로 자신의 분석을 내놓았다.

송 기자는 최근 녹조현상 취재를 위해 낙동강 중류 달성보에서 하류 창원 본포 정수장과 낙동강 하구언까지 가서 들여다본 결과 “올해 녹조의 가장 의미심장한 변화는 낙동강 녹조가 하류에 국한된 것이 아닌 중·상류까지 심각하면서도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었다는 것”이라며 “낙동강 녹조는 거의 대부분 낙동강 하구언을 시작으로 하류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송 기자는 대구 달성보 주변의 경우 아직 심하지 않았지만 조금만 내려와 유속이 느린 곳에서는 강 전체가 심한 녹조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곳의 마을 주민들에게 물어 보니 정자 아래에서 쉬고 있던 마을 주민 일곱 분이 보가 만들어 지기 전에는 이런 녹조는 없었다고 말했다며 흐르는 강물이었기 때문에 수질이 깨끗했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매우 더운 여름에는 조그만 지천이나 저수지 등지에 녹조가 발생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곳 낙동강 본류에 이런 녹조는 처음 본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는 것.

이를 두고 송 기자는 정부 주장처럼 폭염과 유량의 변화도 조류 번식의 주요 인자라면서도 “그러나 ‘보와는 무관하다’는 주장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된 결론”이라며 “현재 삼각한 조류 번식이 나타나고 있는 곳은 보 주변 강물이거나 유속이 느린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송 기자는 “제 취재 경험으로 비춰봐도, 마을 주민들의 진술을 들어 봐도, 한경단체나 학계 등 전문가의 견해를 들어 봐도 의견은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여름 가뭄 탓이라는 정부 주장에 대해 송 기자는 “현장을 가 보면 이 또한 정확한 근거가 아니다”라며 “대구 달성보와 경남 함안보를 가보면 강물이 보를 넘어 흐를 정도로 유량이 풍부하며 합천보도 거의 만수위를 보인다. 심한 여름 가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송 기자는 유례없는 폭염이라는 정부 주장에 대해서도 “지난 해나 2년 전에도 몹시 더웠다”며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앞으로 더 더워질 수도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지 않느냐. 솔직해야만 문제 해결의 해답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송 기자는 “보 건설 이후 올해 첫 해에 이러한 극심한 조류가 발생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앞으로 강의 자정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환경이 반복될 수 있기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지만, 경남도는 낙동강 수질 분석 자료를 공개하기 꺼려했다”고 지적했다.

수질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는 환경부에 대해서도 송 기자는 “그 측정 지점이 강 중심부의 수심 중간부에서 채수한다고 한다. 조류의 특성상 햇빛을 받기 위해 낮에는 강 표면부로 떠오른다”며 “환경단체는 이를 환경부의 의도적 수치 줄이기 꼼수라고 비판한다. 지자체나 정부 모두 정직한 접근과 문제 해결 의지가 아쉽다”고 비판했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4203

다음 글은 외국에 사시지만 한국의 4대강 사업의 허구를 고발하기 위해 밤을 새워가며 번역작업을 해 온 온라인 자원봉사자들의 모임의 한 여자분께서 쓰신 글이다.

나는 아이 손을 붙잡고 "통합 라인 프로그램" 홍보 동영상의 한국어 더빙을 위해 뮌헨행 기차에 올랐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와 단 둘이 먼길에 나선 세살배기 꼬마가 잘 따라줄까? 경험도 없는 내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아직 한 번도 엄마와 떨어져 본 적이 없는 내 아이를 흔쾌히 맡아주시겠다는 임혜지 박사님, 그리고 여태 함께 해 온 번역연대 회원들의 조언과 응원이 나에겐 믿는 구석이었다. 그래, 한번 해보는 거야. (번역연대는 독일 자료를 번역해 한국에 알리는 비영리 온라인 모임이다. 독일 하천사업을 모델로 했다는 한국 4대강 사업의 허구를 고발하기 위하여 임혜지 박사님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통합 라인 프로그램”이란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정부가 연방정부의 협력 아래 진행 중인 홍수조절책이다. 라인강 상류의 보 건설은 라인강 중류와 하류 지방에 홍수를 초래했고, 독일 정부에선 수많은 강변도시들을 위협하는 만성적인 수해를 막기 위하여 라인강 상류 일부를 자연으로 되돌리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 통합 라인 프로그램의 홍보 동영상은 영상 자체도 무척 아름답지만, 소중한 것을 지켜 나가려는 이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홍수 조절과 살아있는 범람원' 한국어 더빙 동영상 보기) 새끼새에게 먹이를 주는 어미새, 범람을 피해 달팽이 위에 올라앉은 딱정벌레, 둥지가 범람원에 반쯤 잠긴 은버드나무 숲이 자연스레 이어지는 화면을 보고 있으면, 그 안에 깃든 노력과 정성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잘못된 하천공사가 후대에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지, 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수고를 들여야 하는지 비교적 짧은 분량의 영상에 함축되어 잘 드러나 있다. 특히 통합 라인 프로그램이 전면적으로 실현되어 홍수피해를 포괄적으로 예방할 수 있게 된 후에야 우리 아이들이 안심하고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는 마지막 말은 퍽 인상적이다.

우리는, 그리고 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 사람은 젊은 부부였다. 그런데 어쩐지 낯이 익었다. 알고 보니 동영상 마지막 장면에 딸과 함께 얼굴을 비춘 아버지가 바로 그 남편이었다. 바로, "우리 아이들이 안심하고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라는 부분이었다. 부모의 마음이었으리라. 자연의 참된 모습과 소중함을 알리는 다큐멘타리를 제작하는 젊은 부부는 자기 딸을 위하듯 다음 세대가 살아갈 세상을 바로 알리고 지키는 일에 힘쓰고 있었다. 나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4대강 사업의 폐해를 어느 누구보다 정확히 알아차리고 힘을 보태고자 했던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녹음 작업을 하는 동안 내 아이는 한 번도 엄마를 찾지 않고 집에서처럼 잘 놀아주었다. 나처럼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둔 엄마이자 녹음을 담당한 아내는 지독한 감기에 걸려 있어서 한번 터지면 잘 멈추지 않는 기침 때문에 중간중간 작업을 중단해야 했다. 나 역시 처음 해보는 일이라 자꾸 혀가 꼬이는 실수를 저지르며 몇 번이고 중단을 외쳐야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어쩐지 마음이 편안해졌다. 덜컹거리는 책상을 움직이지 않게 두 손으로 꽉 붙잡고 길이가 짧은 마이크 앞에 바싹 붙어 앉아 녹음을 진행하면서, 도리어 재미있기까지 했다. 나도 감기가 다 낫지 않아 목이 잠겨 있어서 목캔디를 준비해 갔는데, 우리는 사이좋게 사탕을 나눠먹으며 즐겁게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처음 본 사람에게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깊은 신뢰를 느낄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우리의 아이들, 후손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이 통했기 때문이리라. 그 한마음이라면 전세계의 어느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이전의 나는 아이 때문에 할 수 없는 일이 많다고 투덜거리던 못난 엄마였다. 갖가지 핑계와 변명을 늘어놓으며 내가 몸담고 있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구경꾼처럼 방관하기만 하다가 드디어 사과할 기회를 얻은 것이다. 아이와 함께 나선 세상 구경에 아이도 나도 부쩍 자란 것만 같다. 나에게 큰 용기를 불어넣어주신 뮌헨 이모, 그리고 번역연대에서 함께하는 모든 분들께 진심을 다해 감사 인사를 드린다.

http://www.hanamana.de/hana/index.php?option=com_content&view=article&id=367:2012-08-10-19-42-49&catid=8&Itemid=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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